불합리한 부담금, 63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윤석열 정부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91개 법정부담금을 폐지·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에 쓰인다는 명목 아래 국민과 기업에 부과되는 금액으로, 사실상 세금이나 다름없어 ‘준조세’ 혹은 ‘그림자 세금’으로 불린다.

 

윤석렬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부담금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 부가금 폐지 등이 포함됐다.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 부가금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이미 폐지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덜어 드리려면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조사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경제 의지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부담금은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부담금 징수 규모는 부담금관리 기본법이 시행된 2002년 7조 4482억 원에서 2024년 24조 6157억 원으로 3배 이상(230.5%) 급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재원 조달이 쉽다는 이유로 공익사업 목적에서 이탈한 부담금이 남발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재부가 추가로 폐지, 개선을 검토하는 부담금으로는

영화관에 입장할 때 내는 부과금(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가액의 3%),

유효기간 10년짜리 여권을 발급받을 때 내는 국제교류기여금(1만 5000원),

항공 운임에 포함된 출국납부금(1만 1000원),

전기요금의 3.7% 부과되는 전력산업 기반기금 등이 꼽힌다.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은 영화발전기금 마련을 위해 도입된 것으로, 2007년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영화 흥행으로 이익을 얻는 제작자나 배급사가 아닌 관객에게 부담금을 떠넘긴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 왔다. 국제교류기여금과 출국납부금은 해외여행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인 1991년과 1997년에 도입됐다. 하지만 해외여행객 2000만 명 시대가 도래한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정 부담금을 폐지하면 이를 통해 꾸려지던 기금, 사업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예컨대 담배 20개비당 841원인 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부담금을 폐지해도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부담금 폐지·통합을 통해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재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부담금을 통해 유지되고 있는 공익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담금 폐지·통합의 쟁점

 

부담금 폐지·통합은 국민 부담 완화와 재정 효율성 제고를 위한 중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쟁점들이 남아 있다.

 

. 부담금 폐지 시 공익사업에 미치는 영향

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을 위해 마련된 재원이다. 따라서 부담금을 폐지하면 해당 사업에 타격이 올 수 있다. 예컨대 담배 20개비당 841원인 부담금은 국민건강증진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부담금을 폐지하면 국민건강증진사업의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부담금을 폐지하기 전에 해당 부담금이 어떤 공익사업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폐지 시 해당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 부담금 폐지 시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도 미지수이다.

 

※ 부담금이란? 특정한 공익사업으로부터 특별한 이익을 받는 자에 대하여 그 사업에 소요되는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시키기 위하여 부과한 공법상의 금전급부의무이다. 부담금은 특정사업의 경비에 충당함을 목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게 과한 것인 점에서 국가나 공공단체의 일반적 수입을 목적으로 일반국민에게 균등하게 과하는 조세(租稅)와 구별되며, 사업 자체의 경영에 소요되는 경비의 분담이라는 점에서 사업의 개개의 이용행위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이용자에게 대해서만 부과하는 수수료 · 사용료와 구별된다. 부담금 [exposure, 負擔金] ((주) 조세통람, 2019. 10. 10., (주)조세통람)

 

끝.